사랑은 없다고 믿던 여자.. 

그 여자는 톰과 헤어진 후 새로운 남자를 만나 결혼을 한다.

그 사랑은 그냥 찾아왔다고 했다.

사랑이 있다고 믿던 톰이 이겼고, 사랑이 없다고 믿던 여자가 졌다.

그런건 중요하지 않다. 

사랑을 하게 된 여자는 너무 행복해 보였고 부러웠다.

왜 그 상대가 톰이었으면 안되었는지...


영화를 보며 많은 공감이 되었다.

여자를 처음 만났을 때 두근두근 설레던 모습부터

사귄다고 정의하지 않더라도 함께 하면 좋은 나날들

그런 정의를 하게 되면 이런 나날이 사라질 것 같은 두려움

그 여자가 특별하게 보였던건 그녀의 좋은 모습만 봐서였는지 아닌가 하는 의문까지

등등등


알고 있다.

여자는 남자를 사랑하지 않았다.

단지 만나면 좋았었던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 슬프기도 하다.


하지만 설령 그 여자 뿐은 아닐 것이다.

만나면 좋은 데 정말 사랑하는 건가 의문이 드는

좋아하지만 사랑하지 않는 그런 무수한 관계들..


부끄러운 고백을 하자면 나는 애석하게도 진짜 사랑을 해보지 못했다.


하지만 톰이 깨달은 것처럼

우연-그 이상 아무 의미도 없는- 이란 것은 없다는 것을 안다.

필연적이라는 것도 없다는 것을 안다.

운명이란 것도 없다는 것을 안다.


다만 어쩌면 스쳐지나갈 수 있는 운명적인 순간이 다가왔을 때, 

내가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용기를 내어 놓치고 싶지 않다.


섬머 다음에 가을이 다가 왔듯

그렇게 해서 잡은 나의 인연이 내 운명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