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댓글 평이 좋았다.
거장의 감독이라고 해서 어떻게 영화를 표현해 내는지 보고 싶었다.
잘 나가는 직장인이 있었고, 그는 자식을 자신과 같이 뛰어난 사회인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교육에도 힘을 쓰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그의 자식이 진짜 자식이 아니고, 뒤바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영화의 주요 전개가 펼쳐진다.
어찌 보면 이전에도 나왔을 법한 뻔한 스토리의 시작이다.
감독은 이 뻔한 스토리를 담담하게 보여주면서 풀어낸다.
간혹 눈물을 터뜨리지만, 크게 소리치거나 화내거나 긴장감이 감도는 순간은 없다.
중간중간 짧지만 의미심장한 대사 몇마디씩 보여주면서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고 간결하게 그저 담담하게 보여 준다.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나는 저 상황이라면 어떻게 할까..
그동안 내가 키워온 내자식이 친자식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된다면 어떻게 할까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다. 그동안 정이 중요할까,,, 나의 피가 중요할까
이 어려운 문제를 감독은 별거 아니라는 듯 담담히 보여주면서 하지만 분명하게 메시지를 전한다.
그깟 피가 뭐가 중요하냐 지금껏 6년간 함께 해온 니가 키워온 자식이 더 중요하다고...
주인공은 그동안 자신의 기대에 못미친 가짜 자식이 못마땅하기도 했던듯 아무렇지도 않게 결국 원칙대로 원래의 진짜 자신의 자식과 바꾸지만, 그렇게 생활이 평탄하게 흘러가진 않는다.
그러던 어느날 아침 자신의 카메라에 아들이 찍어놓은 자신의 사진을 보면서 주인공은 입술을 부르르 떨면서 흐느낀다.
그리고는 자신이 6년동안 키워 왔던 자식을 되찾아 온다.
그 장면을 보면서 눈물이 났다. 진짜 자식이 중요하냐 그동안 키워온 자식이 중요하냐,,, 여러 논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고 여러 논리로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장면을 본다면 누구도 조용히 입을 다물게 될 것이다.
이 전에 주인공이 자식을 일부러 바꿔 놓은 간호사의 집에 찾아가서 성의를 표시한 돈을 돌려주려 간 적이 있다. 그 때 간호사의 자식이 나왔는데, 너와는 상관 없으니 들어가라는 말에 아이는 상관있어요 우리 엄마니까 라고 말을 했다.
부모를 아끼는 그 간호사의 아이... 자신의 자식도 항상 자신을 바라보고 사랑받기 위해 노력해왔던 것이다....
영화를 보면서 어떤 부모가 되어야 할지 약간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언젠가 인생은 아름다워를 보고 귀도같은 아빠가 되고 싶었다.
어떤 순간에도 긍정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그 힘든 순간에도 자식에게 밝은 모습만 보여주려고 했던 아빠..
나도 그런 아빠가 되고 싶었다.
이 영화를 보고도 비슷한 생각이 들었다.
항상 밝은 모습으로 자식과 놀아주고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는 그런 아빠...
저 시기에 애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라는 말이 인상깊었다.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
나는 아직 부모가 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해왔다.
나 자신 추스리기도 힘들고 부족한 것도 너무 많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준비가 된 상태에서 부모가 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어렸을때는 부모님이 전능전능하고 대단한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나의 부모님만 생각해봐도 지금 생각해보면 서툴렀던 것이 많았던 것 같다.
표현 방식이나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니까 자식과 트러블이 생기고 그랬던 것 같다.
어렸을 때 부모의 생각이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것은 어쩌면 우리 부모님들도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우리들을 받아들였기 때문은 아닐까
본심은 그런게 아니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지금 생각하면 부모님들은 정말 대단하다. 우리를 위해 정말 헌신해서 키워주셨다.
일하고, 자식 걱정하고 그것 뿐이었던 것 같다.... 우리는 그것을 너무 당연하게 여겼었다. 부끄럽다..죄송스럽다..
어쨌든 이런말을 쓸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다.
내가 생각하는 부모의 자세는 자식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믿고 온전히 사랑하는 것이다.
공지영의 책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와 같은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부모의 역할은 자식이 원하는 삶을 찾고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험난하고 예측 불가능한 시대에서 자기 스스로 해결책을 찾고 나아갈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대학 및 사회 진출을 위한 교육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독서, 여행 등을 통해 스스로 사고할 수 있는 힘과 다양한 경험을 키워주고 싶다.
어쩌면 나도 우리 부모 세대가 그랬듯이 내가 그러지 못했던, 내가 바라는 방향대로 이끌고 싶어하는 건지도 모른다.
분명한 것은 이런 생각은 강압적이고 결정된 생각이 아니라 유연하게 변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어떤 경우에도 자식을 믿고 응원한다는 원칙은 변함 없을 것이다.
- 다른 사람에게 큰 피해를 주는 경우는 결코 응원할 수 없다. 그래도 자식을 사랑하지만 응원할 순 없다. 옳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이끌어 가야한다.
2016-10-11 02:48